자작글-023

발정기 發情期

호당의 작품들 2023. 9. 1. 09:48

발정기 發情期/호당/   2023.9.1

누구나 치를 
통과의례처럼 
발정기를 맞는다

또래는 
밤에 꽃망울 탁탁 터뜨리는데
나는 두엄 훑은 바람 스쳐 간다

아름다운 꽃대에 걸린 불꽃
그 언저리만 배회하는 
불나방
어쩌다 요행한 바람 불어
다가오다 진로를 바뀌어 간다

바람개비는 쉴 새 없이 돌아 
발정기의 암캐 같다

방향 잃은 나침반이 
비로소 정좌하자 
통과의례의 긴 
터널을 통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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