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클어진 실타래
호 당 2013.11.27
아랫목 윗목으로 갈라놓은 방바닥
아랫목에는 헝클어진 실타래가
저마다 아우성이 높아요
깃대를 들고 앞장선 안내자를 따르지 않는
관광객들이 어쩌자고 이탈할까
더 좋은 볼거리를 찾아보고 있단 말인가
내 앞으로 모이라 외치지만 헝클어진
실타래 실마리 가닥을 잡기 어렵게 됐어
저것 봐 실마리 끝에서 횃불 들고 막 뒤흔들수록
더욱 꼬여가고 불난 데 부채질까지 하네요
깃대 그만 내리라고 외치는 소리
내 바른 소리 들으라고 이슬을 막 뿌려요
헝클어진 실타래에서 외치는 소리
실마리 찾아 감아두라고
깃대 안으로 모여들라고
더는 헝클질 말라고
조금 참으라고 외쳐 봐도 먹히지 않네요
아랫목 방바닥 벽면으로 억센 바람이
눈 부릅뜨고 밀어닥칠 궁리만 해요
실마리 찾아 감아올릴 때까지 느긋이
기다려요
실꾸리 단단히 감아 뭉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