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벼랑의 꽃

호당의 작품들 2013. 12. 10. 17:50


벼랑의 꽃  호 당    2013.12.10
나는 지금 벼랑에 뿌리를 박고 산다
항상 아찔한 꽃잎을 흔들어댄다
제발 꽃 피워 대 날릴 때까지만 
바람아 잠자 다오
벼랑에 집 이룬 내 쉴 곳에도
밤이면 웃음과 도란도란 목소리가
세어나간다
아무리 모질다 해도 한 귀퉁이 설움을 
갖고 있을지라도 
밤의 즐거움을 활짝 꽃 펼친다
낮이면 아슬아슬한 벼랑을 휘어잡고 
바람과 맞서야 한다
그럴수록 내 뿌리는 더 깊게 더 억세게 박고 
하늘을 바라보고 내 꽃이 여물도록 기원한다
시련을 겪지 않는 생이 있더냐 
비가 온 뒤 땅이 단단히 굳고 내 생은 
더 성숙해간다
활짝 꽃 피워 내 대를 흩뿌릴 날까지 
벼랑을 움켜쥐고 버티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