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당의 작품들
2014. 1. 20.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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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 미나리
호 당 2014.1.20
2월의 바람은 쌀쌀한데 미친 듯이 모여드는
미나리 같은 인간들
음지만 쫓다 매일 탁주 퍼붓다 재개발 바람에
졸부 되어 웃자라 휘청거리는 인간들
강제로 친구들 끌고 들어선 노래방에서 노래
한 곡도 뽑지 못하면서
휘청거리는 춤만 추다 시간 다 보내고 만다
벌떼 함부로 날 때 아닌데 벌떼처럼 모이는 인간들
한재 미나리 찾아 앳된 처녀 향을 핥으러
혀 내밀어 날름거린다
입 째지게 찬사는 잊지 않아 어쨌든 젊어지고
봐야 한다
물만 먹어도 잘 자라는 콩나물은 철 가리지
않지만, 미나리는 5월이면 환갑이라나
그 좋은 시절 벌써 굳어 가냘픈 허리도 볼품
없어지자 처녀 향 대신 오줌 지린내를 뿌리면
그 많은 벌떼 같은 인간들 얼씬하지 않는다
한재 미나리는 사향 막 뿌리면서 누구든
가리지 않고 덥석덥석 입속으로 기어들기
바쁘다
아삭아삭 야들야들 그 향에 매혹되는 것은
젊을 때 말이지 한물간 것은 돌아보지 않는다
한물간 인생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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