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당의 작품들
2014. 1. 24. 17:25

송전탑
호 당 2014.1.24
우리 마을 인근 야산을 가로질러 송전탑을 세운다지 760000볼트를 송전하면 그 주위에 전류라나 뭐 그런 찌꺼기를 흘린다지 전자파라는 도깨비불 같은 것이 떨어진다는데
비 내리는 캄캄한 밤 벼락치고 번개 치면 도깨비불이 번쩍번쩍 전자파 폭풍이 미친 듯이 내 몸 깊숙이 관통할지 몰라
벌건 대낮 야산에 오르다 송전선 아래를 밟으면 내 머리카락에 정전기로 쭈뼛쭈뼛 세워 내 영혼을 홀릴지 몰라
해안가 파도가 찰싹찰싹 때려도 자장가로 달콤한 잠잘 수 있지만, 자장가도 아닌 보이지 않은 손길이 내 가슴을 사시로 부딪히면 내 모습이 아닐지 몰라
뿌리 내린 여기를 떠날 수 없어, 송전탑 세우지 마 멀리멀리 외진 곳으로 떠나라 우리 마을 야산만 아니면 돼, 밤잠 못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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