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당의 작품들
2014. 3. 2. 10:16
응달에 남은 몇몇 눈 무덤들
호 당 2014,3,2
해동되었으나 음지 솔밭
점점이 박힌 눈 무덤
버티어 보려 해도 곧
하늘로 지하로 사라질 걸
주름 잡힌 골짜기로 방울방울 맺은
우수 憂愁가 뚝뚝 떨어진다
노인의 이마에 검버섯이 돋는다
곧 포자를 날리고 떠날까 봐
양지에 쪼그리고 햇볕을 받는 동안
눈덩이는 흔적 없고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위의 잉여인간
버섯 포자는 날려가고 껍데기만 남은
바삭 마른 허울
만지면 폭삭 주저앉은 듯한 내 육체
벌써 영혼은 하늘에서 둥둥 떠다닌다
내 앉은 주위에
풋것들이 밀어 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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