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당의 작품들
2014. 6. 7. 17:52
경상감영공원의 아침
호 당 2014.6.7
실록과 서늘한 공기만 가득한
도심 속의 공원
아침 바람이 순하지 않군
어느 4월의 아침
간밤에 구름과 싫은 소리 나누었는지
좀 쌀쌀하네
내게 까지 굴지 마
햇볕이 내려 보고 있잖아
눈꺼풀이 찌그러진 집시족 같구나
아직 벤치를 차지하고 일어날 줄 모른다
반겨줄 이 없어도 공원은 모두 받아주어도
위로할 말은 없다
알 수 없는 사연들, 네 몫일 뿐
맘대로 쓸 수 있는 수돗물 화장실
이만큼 배려하면 되잖아
조용히 생각해보라 하찮은 인간이 아니다
길바닥 굴러다니는 돌 자갈도 쓰일 데가 있어
맘을 허공으로 날리고 얼빠지게 말아라
내가 할 일이 없다는 좌절하지 말라
만날 사람 있으면 가슴 설레라
여기 편히 마음 내려놓고 쉬면서
하루를 생각해도 좋은 곳이다
도심 속에서 맑은 공기 속에서
마음을 씻으면서 시작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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