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하지정맥의 발호
호당의 작품들
2014. 6. 10. 17:53
하지 정맥의 발호 호 당 2014.6.10
폐수는 바론 통로야 한다
거역하면 과태료는 숙주의 몫이요
방류는
곧 자신에 되돌려받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직립의 인간이 오랫동안 흑판을 짊어지고
분필 가루 날리다 보면 수액을 밀어 올리는
힘에 겨워 울긋불긋한 시간을 번개 꽃으로
수놓는다
못된 담쟁이 나무를 칭칭 감은 듯 얄밉다
나는 훈장으로 여겨 왼쪽 종아리에 붙이고 다녔다
누구에게도 자랑이나 칭찬도 없는 훈장이다
극장이나 공원에는 무사통과 되지 않았다
훈장은 탈 없이 편안한 시간을 흘렸다
그럴수록 나를 위해 잘 대우해야지
내 다리 앞으로 각가지 풍경이 지나간다
낯선 풍경이든 외국 풍경이든 훈장은
쓸모없었지만 잘 버텨 주었다
간섭하지 않으니 고맙다
소나기를 만나 피했다
추녀에서 낙수가 세차다
그만 간섭하지 않던 훈장이 찢어져 탈을 본다
옹관이 생겨 폐수로 채우고 말았다
동맥 뒷바라지는 정맥이 반기를 들었다
고달픈 검은 시간이 흐른다
오염되기 전에 정화조를 개수해야겠다
찰싹 붙은 훈장이 아픔을 불러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