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당의 작품들
2014. 6. 2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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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시간의 비애
호 당 2014.6.21
내 푸른 날개를 맘껏 퍼덕거렸다
젊음을 펼친 시간이다
연못은 잔잔하다
맘껏 둥둥 떠다녀라
연애도 하고, 뿌리 내리고 잎을 넓히고
이것만의 시간
통과의례인 사춘기는 벌써 지나 멀리서
공장의 문고리를 더듬고 있다
상아탑을 완성했다 하여 등 밀려 나왔다
기계 소리 때문에 귀가 먹먹했던 것이
그때 견학했을 때 거추장스럽던 것이
지금 후회한다
나는 밤을 새우고 새벽까지 문고리를
잡으려 도서관 문지방이 반들거린다
내 푸른 수련 잎을 더 푸르게 넓히며
꽃을 피우려 한다
나 푸른 시간에 비 맞고
덜덜 떨고 있지 않았는가
가까스로 피워낸 꽃
아직 기쁨을 표할 때는 일러
발령장을 거머쥐는 날 씨앗은 여문 것이야
오뉴월 서리 내린다, 꽃이 떨어지고
축 처진다, 얼어붙은 수련 잎이 맥없다
아직 푸른 시간은 죽지 않았어
시간은 기다리는 자에 온다 했어
낙담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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