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마우나 콘도의 안개

호당의 작품들 2014. 8. 17. 12:27

      마우나 콘도의 안개 호 당 2014.8.15 골짜기 산등성에는 짙은 안개가 시야를 막고 캄캄하게 한다 적의가 없으니 뚫고 나아가도 저항은 없다 원래 투명했으나 층층 겹겹 쌓여 조금 답답해졌을 뿐 피안에 적의가 있다면 다급한 심장박동을 짊어진 고라니는 단숨에 산을 넘었을 것이다 포성과 포연이 연막이 되었다면 살의는 가득해 네가 아니면 내가 죽거나 밀려나야 결론으로 매듭지었을 것 지금은 순진할 뿐 입술은 희고 하얀 마음으로 너를 맞는데 길을 틔워 주고 있구나 너는 구별할 줄 아는 명석한 안개 네 속에서 같이 흐려지지 않는 한 우리는 고지를 점령한다 마우나 산장의 짙은 안개를 뚫고 개선의 깃발 꽂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