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운
호 당 2014.8.26
정기적인 출입은 내 생의 활력이다
오전 9시 30분은 가장 알맞은 시각을 어겨
오늘은 5분을 당겼다
여기서부터 운은 특이한 코스를 달린다
평소 늙은 잎맥에 오늘은 더 붉어 물관을
확장하고 싶었다
그래서 시간을 당겼다
여분의 시간을 단물로 채워서
늙은 이파리에 확확 뿌려주고 싶었다
물의 맥박을 활발히 하여 혈압을 올리려
작정했는지 찌그러진 운이 가로막았다
전방 좌우는 은폐된 그늘이 없음을
확인했지만 숨은 그림자는 불쑥 뛰어들어
높은 절벽에서 큰 돌이 구르듯 곤두박질쳐
대항마에 부딪혀 “쿵” 상처만 남겼다
오늘 내게 정해진 궤도를 달리고 있어
오늘의 운세는 별똥별이 떨어졌어도
흔적 없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 다행이다
내 탓이요, 내 탓이요,
내 운명을 타고 달렸을 뿐
거역할 수 없는 오늘의 운세를 비켜갈 수
없었다
그만하기 다행이라는 안도가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