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당의 작품들
2014. 9. 26. 16:52
아침 신문을 기다리며
호 당 2014.9.24
나의 권태는 새벽잠을 일찍 깨운다
권태는 느긋하게 이완한 고무줄 같아야
하겠지만
어둠의 숲에서 꿈의 궁전을 밝히고
있을 것이다
올빼미는 새벽잠을 설쳤는지
내 창문을 두드린다
잉크 냄새는 벌써 배달했다
비둘기가 물어 놓은 압축된 활자를
내가 압축을 풀어주어야겠다
개미가 진딧물 만난 듯 핥고 더듬는다
그보다 더 활자에 꼭꼭 눈총을 박는다
꼭꼭 포갠 활자를 눈으로 입김으로
깨우면 그제야 제 무게를 내려놓고
긴 호흡 가다듬는다
두꺼운 돋보기를 통과한 불어난 활자가
생긋생긋 살아나 내 생을 추슬러
잠자리를 박차게 한다
새벽 걸음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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