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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직
호당의 작품들
2016. 7. 28. 12:38
정년퇴직
호 당 2016.7.28
옆길 돌아보지 않고 외길로
드나들던 교문이
오늘부터 통행 마감을 신호했다
위엄과 품위에 목멘 넥타이는
풀어헤쳐도 눈치 볼 일 없다
항상 조바심과 책임감에 눌려
어깨 처진 것이 홀가분하다
보너스는 덤이라 생각지 않았다
매달 두둑한 입금 통장에 당당했지
봉급과 연금은 무위 無爲의 차이로
생각 말라
박수와 꽃다발은 뒤통수가
부끄럽지 않게 하려는
동료들의 배려와 격려지만
갑자기 벽에 부딪힌 느낌이다
우선 등산화 배낭은 있어야지
천천히 산을 오르며 반추도 하고
계획을 세워야지
탈 없이 지난 것에 감사하고
인생 이모작을 꿈꾸어야지
해방감에 나사 많이 풀리면
다시 조이기 힘들어 적당히
풀렸다가 조여 이모작을 경작해야지
어차피 인생은 이모작이 좋아야
늦바탕 편안하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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