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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그리워지는 계절
호당의 작품들
2019. 11. 3. 23:42
누군가 그리워지는 계절. 호당 2019.11.3
라일락 향기 그윽할수록 벌떼 와글와글
향기 잃고 시들면 사라지는 벌떼들
삶은 이렇게 간사하단 말인가
먹은 오래 갈수록 진한 묵향을 날린다는데
누군가를 가까이서 주고받는 정담
정담도 걸수록 묵향처럼 진해지겠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흔한 사실을 뒤집는
누구든 이런 사람이 그립다
자리 잡은 소나무는
석벽이든 바위틈이든
뿌리 더 멀리 더 깊게 내리려 한다
멀리 있는 친구보다 가까이 있는 말벗
어쩌다 일이 년 한번 만날까 말까보다
손짓하면 금방 말 섞는 이면 좋겠다
가을이 짙어질수록 쓸쓸함에 앞서
그리운 것들
누군가 옆에서 수다를 떨어
껄껄 웃어넘기고 싶은
낙엽 지는 계절을 즐기고 싶은
어느 날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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