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당의 작품들
2020. 1. 6. 16:45
수변공원 목련. 호당 2020.1.6
밥솥에 김이 솟자마자
스위치를 껐다
밥 익지 않았을 텐데
1월 초 추위는 살을 꼬집는다
봄은 너를 맞으련 꿈조차 없다
목련 나무 꼭대기 봉오리 문 열어
봄이 오는 쪽으로 목 빠지게 기다린다
앞서는 일은 좋은 것만 아니다
덜 익은 밥상 차려 내어보면 안다
성숙은 자기 수양이다
익지 않은 땡감 먼저 설쳐
온통 떫은 논바닥 만들었다
설익은 주둥이 너무 설친다
앞과 뒤를 천천히, 빠르게
느긋하게 기다리는 미덕도 있다
네 하얀 맘 때맞추어 보렴
삶은 중용이라 했다
목련아 조급하게 문 열다
얼어버리면 어쩌나
때를 잘 조절하여
네 참 맘 보여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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