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바람개비

호당의 작품들 2020. 4. 19. 10:20

바람개비/호당/2020.4.19
바람개비 뱅글뱅글 돌아
구름 실은 바람 맞아 
더 힘차게 더 빨리 더 신나게
돌고 난 다음이다
마주하고 마치 라일락 향이
다가왔음을 알았다
그리곤 한 달간 사정상 못 만났지
언 듯 만난 구름의 형상을 
잠시 후면 가물가물할 텐데 
내 어느 모퉁이 각인 돼서
잊지 않고 다가와서 
사랑 움 틔우려는가
만날 때마다 끌리는 체형
아침 이슬 은구슬로 
영롱한 눈매였다가
맑은 냇바닥 
은빛 번쩍이는 은피리였다가
바람개비 뱅글뱅글 돌아갈수록
그대에 해줄 수 있는 말 
사랑해 이 한마디
함께 젖은 줄 착각한 나
맑은 날 바람 없는 날 멈추고 말았다
멈추면 바람 일으켜 돌게 하는 요령
바람개비 돌릴 줄 모르는 서투른 사랑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