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무좀이라는 놈이

호당의 작품들 2020. 5. 23. 23:08

 
무좀이라는 놈이/호당/  2020.5.23
50여 년을 뿌리박아
나를 괴롭혔다
몇 년을 짧게는 수개월
잠깐 뿌리 깊숙이 숨겼다가
관망하다가 
뿌리 바깥 내밀면 괴롭힌다
나노 시대를 가리지 않지
빈대 벼룩이 회충
보릿고개 때나 발호했지
내 무딘 신경이면 좋을 것을 
노송은 언 듯 부는 바람에도
화들짝 놀라
근래 발가락을 공략하여
불 지른 듯 
화끈화끈 간질간질
2주간 처방전을 놓고
줄다리기하다가
애꿎은 앞니가 흔들흔들
다른 약방 찾기 전에
백기 들고 
처방전 팽개치고 나니
앞니 거뜬해
내가 무디어지자
숙주 노릇 상전인 무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