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호당/ 2020.5.27
폐계 廢鷄 될 수탉끼리 싸움 붙었다
암탉도 꺼리는 험상궂은 몰골로
분노는 폭발하고 말았다
목덜미 깃 빳빳이 세워
주둥이 딱딱 벌려 발치기
깃털 뽑힌들
늙은 암탉 보는 앞에
최대의 성량으로
가장 혐오스러운 소리로
저놈을 제압해야 했다
염라대왕이
내일 오더라도 이 분통을
그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터트려
납작하게 해야겠어
독사가 독을 뿜어내듯 한 분노를
씩씩거리며
잔인한 욕설 퍼붓는다
내 자존심이
늙은 암탉 앞에 무너질 수 없다
서쪽 하늘에 까마귀 넘어간다
암흑의 장벽이 올 테니
그동안 편히 사는 것이 좋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