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나이를 먹는다는 것

호당의 작품들 2021. 9. 11. 07:54

나이 먹는다는 것/호당/  2021.9.11
먹어도 배부르지 않고
이끼만 자라고 
밭고랑에는 캐낼 수 없는
검버섯이 돋는다
듣기 좋은 말로 
삶이 익는다고 한다
홍시 되는 것은 
시간이 익혀놓았을 뿐
내 세월을 먹을수록
고독이 단단해진다
내가 짊어질 짐 
대신 할 사람 없어
어깨가 부서지더라도
내려놓을 수 없는 짐
참을성을 길러야 한다
내 나이는 
고독이 쌓여 굳어진 것
사리는 불심에 절인 것
고사목에 복령 하나 맺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