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어는 영혼이다/호당/ 2021.9.13
일제 강점기
국민학교에 다닌 어린 영혼을
못살게 압박해
그만 주저앉았다
해방 맞아
모국어의 아름다운 트랙을
한 바퀴 늦게 출발했다
봄 맞은 버들강아지는
눈을 피우는데
까막눈은 얼어붙어
물길은 열리지 않았다
야단맞고 벌쓰고
그래도 눈을 틔울 물줄기는
메말라 삭막한 모래밭이다
계기 契機는 찾아왔다
‘한글날’ 게시판으로
소릿값을 찾아 유추한
물길이 슬슬 흘렸다
물 만난 버들강아지 금방 눈떠
모국어의 꽃을 피우고
내 영혼을 찾으니
세상이 밝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