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2

지게

호당의 작품들 2022. 1. 4. 10:42

지게  /호당/2022. 1.4
지게는 내 몸의 한 부분이다
집마다 봉분 몇 배 되는 두엄
인분을 골고루 섞어
뒤집기를 몇 번 하면 뿌연 김을
품어내는 농심이 숙성한다
봄이 풀리자 재촉하는 듯 
이 두엄을 내 등짐으로 논밭에 
뿌린다
무거울수록 등과 밀착하고 
허리 어깨로 지탱한다
논밭을 가거나 
산에 땔감을 하거나
언제나 나와 한 몸이 된다
깊은 잠을 자는 중에도 가끔
지게의 화신이 다독여준다
내 성장의 팔 할은 
지게가 밑바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