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2

극성

호당의 작품들 2022. 9. 29. 16:41


극성/인보/ 2022.9.29


김치냉장고는 필수품이 
가끔 얼어붙어 극성스러운 
아내의 마음을 얼어붙게 한다

한 치의 오차도 용서하지 않은 직각
나를 닥달뜨려 얼음 제거는 
나를 얼게 한다

서랍을 열고 얼음 덜어내는 일은 
두 달 전에 내 손으로 한 것이
안되어 구시렁거리는 것이 
얼음처럼 딱딱 얼어붙는다
내 속을 확 얼려 놓았으니
난들 녹일 재간이 없다

숟가락 달그락하는 일이야 
얼마나 쉬운가
요령 모르고 옷 벗기고 달려들어
당기고 밀어 넣고 쑤신들 
손상은 냉장고의 몫이다

결국 시범 자의 익숙한 놀림
내 실습은 익숙해질지 
극성이 누그러지면 
내 몸놀림도 쉽게 빠르게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