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3

시인의 시사랑

인보 2023. 6. 22. 07:02


시인의 시사랑/호당/  2023.6.22

내 주위서 서성이거나
캄캄한 밤 멀리서 
불 방울 떨치거나
언제나 내 곁에서 
옆구리 쿡쿡 찔러
그녀는 내게 다가온다

어느 후미진 산모퉁이
또는 
허공에서 유영하는 시의 혼을
나비처럼 후각을 촉발해 
너를 찾아내고 만다
어쩔 수 없어 파란 눈빛으로 
내 가슴에 안긴다

가슴에 머문 사랑 한 움큼
바람에 날리거나 
기상도에 싣거나
한 줌 씨앗처럼 논밭에 내려
안착할 때까지 맘졸인다

너는 나를 깨우고 
옥시토신을 날려
가슴 깊은 시의 우물을 
찰랑거리게 하는 
시 사랑하나 
시인의 덕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