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3

참새 떼

호당의 작품들 2023. 7. 15. 08:45

    참새 떼 /호당/2023.7.15 한창 서숙이나 벼가 단물 들어 익어갈 무렵 새들이 가장 즐길 시기다 이때 새 쫓는 어린 마음을 애타게 한다 새총 고무총은 쓸 수 없고 파대* 破帶 휘휘 돌리다 갑자기 역 방향으로 끌어당기면 탕 탕 이것도 자주 하면 그만 귀에 익어 효험 잃어가고 코앞까지 가서 우워이! 빈 양철 무동이 치면 눈이 말똥말똥하다 그래 잠시 비켜주마 저쪽 귀퉁이에 날아가 앉는다 따라가서 재발 좀 가라 빈 양철 무동을 두드린다 이쪽으로 날아가며 용용 죽겠지, 파닥파닥 나는 꼴이 얄밉다 종일 숨바꼭질 한다 얄미운 녀석들 단물만 쪽쪽 빨아먹은 빈 껍질만 남는다 한겨울 먹이 찾아 마당에서 짹짹 얄미운 생각 사라지고 귀엽고 측은해 쌀 한 움큼 흩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