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3
종점
호당의 작품들
2023. 9. 21. 17:13
종점 /호당/ 2023.9.21
인생 열차에 실려 오랫동안
달려왔다
만년에 들어 미련은
한 역 스칠 때마다
한 움큼씩 내다 보낸다
아직도
내 몸에 찰싹 붙은 허욕
움켜잡은 주먹 열 손가락
펼 수 없단 말인가
만남과 이별은 기쁨보다
후회와 슬픔이 더 짙게
남는다
종점이 가까이 다가온다는
증표가 나타난다
온몸 기름 빠져나가
새어나가지 않는 구멍은 없다
종점이 보이지 않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태평한 마음으로
사과나무 심으려 만지작거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