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3

모스크바

호당의 작품들 2023. 10. 11. 07:58
  
      모스크바/호당/ 2023.10.11 2001.4.15는 한겨울이다. 날씨 예감이 빗나가니 감각이 자꾸 이탈하려 한다 철의장막을 꿰뚫고 왔다 함부로 쇠막대로 휘두르지 말라 어두침침한 입국 관리소 처음 겪는 공산국가의 한 촉이 침침하다 한 시간 이상 지체하는 순번 대기 공룡의 위력에 떠는 것이 아니라 북극 바람에 떤다 한 시간의 무게만큼 쾅 쾅, 핏대 세운다 현지 시각 17시 30분 겁에 질린 쥐의 속성, 쥐구멍에 콕 콕 동성로 거리보다 텅텅 콧대 세운 키 큰 하얀 낯바닥 긴 외투 질질 끄는 여인들 이국의 얼굴이 미인으로 부각된다 흥! 밤의 요정은 웃음 깔림 딸라 지폐 위력에 자유의 밤을 막 돌진하려 든다 먼지투성이 겉으로 뵈는 고물차들이 구른다 표지판이나 차선은 희미해 모스크바가 희미해 보인다 뭐! 같이 나누는 공산 空産이 배곯지 않는다는 사회주의가 꼬르륵 톤이 낮다 낯선 풍경에 눈이 팔린 뒤꽁무니를 졸졸 따른 백색 늙은 여인이 손을 벌린다 가이드는 관례라는 말.달러 한 잎 퉤 퉤 붉은 별이 망루에서 껌벅거린다 거리는 허전한 배고픔이 내려앉은 듯.텅텅텅 클레물린 궁전을 훑는 바람 소리 자유를 외치는 데모 함성보다 낯설게 들리는 모스크바 붉은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