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3

어리바리하다

호당의 작품들 2023. 10. 14. 10:07

어리바리하다 /호당/ 2023.1014

어리바리하다 보면 
코 베일라
제 발등 밟고 넘어지는 
헛똑똑한 이도 있다

전기 없던 시골
그믐밤
이웃 마실 꼬부랑 산골길 
잘도 찾아가 놀다 온다
청맹과니는 아닐 게다

밝은 대낮에 콩과 보리를
구별 못 하는 숙맥
그는 눈감고 본 것이다

같이 휩싸이면서 뒤꽁무니서
벌벌 떨고 
가을과 겨울을 구별 못 해
한여름에 벌벌 떨고
한겨울에 땀 뻘뻘
야! 이 맹추야 핀잔맞고
아무 말 못 한다

어리바리한 친구도
머리 좋아 출세한 자도
ㄱ자 모르는 숙맥도
세월 앞에서는
거기서 거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