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3

순망 旬望

호당의 작품들 2023. 12. 1. 16:51


순망 旬望/호당   2023.12.1

열흘과 보름을 
각각 구분 말고
한데 어울려
순망이란 말이 참 편하다

열흘 피다 시든 꽃이나 
보름 피다 시든 꽃이나
행불행은 무의미한 말장난
거기서 거기다

열흘날 심은 배추 씨앗이나
닷새 후 보름날에 심은 씨앗
자라는 동안 별 차이 있겠나

닷새 앞 태어났다 하여 
우뚝하지 않아
무람없이 세상을 건너는 
길목엔
성공과 좌절은 순서 없지

순망이란 말처럼 
한데 어우르면
모두가 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