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당의 작품들
2023. 12. 11. 04:12
공원에서 /호당/ 2023.12.10
보라면 보라지
벌거벗은 몸으로
푸른 수의를 벗어 던져
갈비뼈 드러낸다
이게 내 본성이라며
묵어 중이다
주름살 검버섯들
삼삼오오 모여
해바라기가 된다
해바라기 앞을
바싹 다가 스친다
도수 높은 돋보기를 통한
시선이 껌벅거릴 뿐
무념인 듯하다
삶의 밑바닥을 깔고 있을
본성마저 잃고 나면
알몸을 부끄러워하랴
바깥바람 쐬고
내가 배경이 되거나
주연이 되어도 좋다
잠시 해바라기가 되어
내일을 생각 말고
오늘을 데워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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