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당의 작품들
2024. 3. 3. 10:44

상추쌈/호당/ 2024.3.3
삶의 충전에는
쌀밥 고깃국이 좋지
때로는 상추쌈이
입 언저리를 간질인다
난전에 들렸다
시들어 빠진 상추
뿌리째 한 무더기
상추도 노파도 벌벌 떨며
전을 마감하고 싶어한다
시든 잎 말끔히 씻어
채반에 올려 기다렸더니
퍼덕퍼덕 싱싱하다
삶이 이러면 오죽 좋으랴
상추 몇 잎에 밥 한술
된장으로 입 째지도록
밀어 넣어
입안 가득 풋내 우러나와
아작아작 달콤달콤하다
꿀꺽 사라진다
삶이 상추처럼 되살아
풋 향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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