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수면과 처방전

호당의 작품들 2024. 10. 9. 10:16

 

수면과 처방전/호당/  2024.10.9

생의 구멍 아홉이 
줄줄 새는 나이
처방전으로 
막아 안심한다

내자는 요양보호사 도움받는 날
나는 봉사의 이름으로 나가는 날
남은 수. 금. 토요일 밤을 
한껏 이완되는 
검은 바짓가랑이가 된다

수면이 가장 깊게 가라앉아 
무아의 경지다
화장실 들락거리는 
내자를 몰랐으니

갈대 같은 삶이 모진 바람에 
누울지라도 꺾이지 않아
밤잠이 깊은 동굴에서 
꿈꿀 수 있어 
처방전의 위력인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