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2/호당/ 2025.6.22
오렌지는 밑바닥 치자
어제까지 만족할 만한 값이
오늘부터 고공행진 한다
포돌포돌한 껍질 속 여인의
살갗 향에 홀려 그만 집착
냉장고는 꽉꽉 채워진다
오후
내자와 마주 앉아 껍질 까 발라
오렌지 같은 사랑을 주거니 받거니
삼킨다
그릇 부시는 일 정심 상 차리는 일
지병을 앓는 내자를 도울 일 이것뿐
이것이 내 일이라도 마음은 편다
오렌지 같은 맛을 우려 내 나눈다
그간 고생의 짐이 너무 무거웠다
내 곁에 있어만 해도 고맙다
과일은 끊이지 않도록 할 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