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호 당 2009.5.26
호젓한 길
굽이칠 때마다
모텔이
연분홍 이불을 덮고
손짓하는 듯했다
거기에는
청홍비단에 쌓인
암수탉의 사랑이 있을까
붉은 홍시 가슴에 품은
암수에
마음 촉촉이 적시는
단비가 내리고 있을까
거기에는
이런 것만 있을 걸
한 움큼의 잉겅불이 불타고
헛돌던 맷돌 한 짝이
슬쩍 퉁겨온 것끼리
불 피우고 있거나
궤도를 이탈한 바퀴만
맴돌고 있을 거다
한 굽이 돌 때마다
핑크색 모텔에
내 마음속의 모텔이
꿈틀거리지만
투숙할 방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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