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2 432

핥는다

핥는다 /인보/ 2022.12.30 암소가 송아지를 핥는다 사랑 행위는 핥는다 사랑의 샘이 뚫린 것 집에 들면 멍멍이가 기어오른다 핥고 꼬리 흔들고 말보다 행동이 더 감동 준다 방바닥을 쓸고 걸레질한다 먼지를 털고 유리창을 닦는다 핥기는 기분에 상쾌하다 혀와 혀의 만남 이건 사랑의 메시지가 교환하는 현상이다 핥는다는 것은 맘보다 앞선 사랑의 한 방식이다

자작글-022 2022.12.30

나만 읽는 시 한 수를

나만 읽는 시 한 수/인보/ 2022.12.25 도미노는 무너뜨리기 위해 세운다 매일 숙제처럼 시 한 수 적어 혼자만의 수련과 혼자만의 희열을 느끼려 쓴다 인생 늦게 한참 늦게 능참봉 벼슬 하나 달고 제 무렵 같은 또래보다 더 잘하려 쓰고 또 쓰고 부수고 또 부수고 햇빛 받아 회자하는 명시 아닌 그냥 쌀밥에 국 나물 반찬 보통 사람들 메뉴다 매일 숙제 하나 해치운다는 심정으로 나만 즐길 시 한 수 적고 만족해 즐긴다

자작글-022 2022.12.25

마침표 하나

마침표 하나/인보/ 2022.12.25 월 화요일을 소망 나무에 나뭇잎 피우려 마음 쏟아붓는 일을 마침표 하나 찍는다 외쳐도 좋을 시간이 가슴에 붙는다 표창장 받고 만감이 교차한다 함께한 배움을 놓친 친구들 눈 틔우려 10여 년을 마음 나눈 아쉬움 마침표가 유효할 때 사표들이 줄 서 기다리다 마침표 위에 사표 올려놓으면 표나게 빛날 것이다 독점하고 오래 머물렀다 마침표 찍고 사표 쓰겠다는 마음 정한다

자작글-022 2022.12.25

첫눈

첫눈 2022.12.21 하늘은 긴장이 풀린다는 신호한다 밤사이 몰래 두껍게 덮은 눈 10여 년을 긴장한 마음 하나 놓겠다는 결심이 늦잠으로 느슨해진다 아파트 승용차들 눈 덮어쓰고 벌벌 떨면서 꿈적하지 않는다 질서정연한 자세를 잃지 않으려 몇몇은 삐뚤삐뚤 빠져나간다 가끔 하늘이 풀렸다는 신호 눈이나 비로 표시한다 나의 풀림은 나사 풀린 늦잠이다 해방감을 무엇으로 채울지

자작글-022 2022.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