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덩굴 /호당/ 2022.1.2 높은 벽을 자벌레처럼 기어올라야 했다 쳐다보면 현기증이 난다 태초에 출발한 곳에 어머니의 젖가슴이 보인다 어머니는 손짓으로 떠밀 듯 응원한다 벽돌 틈에 갈고리를 박으면 사나운 바람이 끌어내린다 여기서 희망을 접을 것인가 구름이 오더니 빗방울로 응원한다 유리창에 닿아 갈고리를 박으니 여기가 어디라고 창문을 획 열자 빗방울이 후려치자 황겁히 닫았다 납작 엎드려 망보고 밤을 기다렸다 드디어 불은 꺼지고 이때다 힘 다해 유리창을 넘어 문설주를 타고 벽을 넘으니 대평원 여기서 맘껏 펼쳐 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