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 40

겁박하지 말라

겁박하지 말라/호당/ 2024.11.28포승줄 함부로 묶지 말라제 팔 묶인 줄 모르고얼굴 반질반질한 색 뿌린 년은 두고수캐 언저리 빙빙 돌아 맛 못 본 포승줄콩밥 밥상 차려 놓고날 불러들이지 말라상하 개구멍 뚫어놓은 것 아니도둑이 제발 재리다는 한물간 말은 통하지 않아동네방네 개구멍 뚫으려쏘다녔다면 건강에 좋았다는말은 통할는지겁박은 아닐 거지.

자작글-024 2024.11.28

찬 바람

찬 바람 /호당/ 2024.11.27찬 바람이 바짓가랑이부터허리를 훑는다내 방한의 허점을 노린다오늘 찬 바람 불다, 비 오다,눈 오다, 햇볕 쬐다, 궂다아랫도리 내복 잃은 지는 70대였지오늘은 자리 옮긴 나침반이고정할 줄 모른다현관까지 따라온 찬 바람그제야 멈춘다소파에서 내자와 사과 한 조각주거니 받거니이렇게 따스한걸한 대에서 쓰러질 듯한 갈대였다.

자작글-024 2024.11.28

식탁에 내린 낙엽들

식탁에 내린 낙엽들/호당/ 2024.11.27반월당 만남의 광장에서검버섯 포자 날리자마자식탁 찾기다여기서 마음 나누고 가면 좋으련만너무 서둔다한 사람 앞장세워놓고꼬리 잡는다우로, 좌로 엘리베이터 올랐다 다시 내려갔다따라가면 좋다그는 새로운 낱말은 없다한물간 SP판을 재생한다그간 각기 겪은 것만 식탁에 펼쳐도 멋진 문장 하나 생길걸숟가락 놓자마지막 인스턴트커피로마감하면 주인의 눈총이 기다린다눈치 없이 자리 지키다 보면주섬주섬 그릇 챙겨 간다더 눈총받지 말고 일어서자낙엽 넉 장 미완성 문장 남긴 채 흩어진다.

자작글-024 2024.11.28

시내버스 좌석

시내버스 좌석/호당/ 2024.11.27도시철도이든 시내버스이든빈자리를 선점하고 싶다버스는 앞자리를사향에 피톤치드 확확 뿌리는자리 옆에 앉기 마음 편치 않다지린내 영감 내 옆자리 피하는그를 나무랄 일 아니다버스 기사는 앞자리 앉은 나를두세 번 뒷자리로 가라 한다앞뒤 설명 없이모른척하니 차를 세운다푸대접받는 기분그래 전체 피해 가지 않으려맨 뒤꽁무니에 앉고 좋게 생각하자 마음먹는다상좌는 웃어른에게케케묵은 옛 어구는 유효하지 않다.

자작글-024 2024.11.27

하늘길 이끄는 낚싯대

하늘길 이끄는 낚싯대/호당/ 2024.11.24노오란 조끼엔 예수를 믿으세요글자가 선명한 하늘길 이끄는 낚싯대11월 말 금요일 정오 무렵몇 집 건너 건너, 얼굴만 알지그냥 획 지나쳐도 바람나지 않는 날씨생강차 커피 두어 말 통 놓고인심 따스하게 쓴다ㅇㅇㅇ권사는 밝은 몸짓에하늘의 은총 젖어대면하면 복음이 밀려오는 듯포근해진다남자는 커피잔을 돌리고여지는 하늘길 딲으라 열심히 전도한다가망 있으리라는 자엔 밧줄로처음 대면하는 자엔 미끼 던진다하늘길을 끌어드리려늙은이 바글거리는 곳에 전도의 낚싯대 드리운다.

자작글-024 2024.11.24

불로동 게발선인장

불로동 게발선인장/호당/ 2024.11.21아양교 부근 모임이 파한 후꽃구경하려 화훼단지를 찾는다동호네 꽃집에 가지가지 꽃들이손님 오셨다 날 좀 보라는 듯반긋거린다보아하니 꽃집마다 파리 날린다 한파는 꽃집을 비껴가지 않는다주인아주머니 인심 좋다는 것은싸게 판다는 것구석에서 계절을 잊어 목말라하는게발선인장5천 원이란다이건 반값이야얼른 품어 와서 목축이고사랑 듬뿍 뿌려주니 되살아난 활기올겨울 꽃 보여주리라는 믿음오늘부터 단일 처리한다.

자작글-024 2024.11.24

뒤뚱거리는 사람아

뒤뚱거리는 사람아/호당/ 2024.11.21세월의 배 타고 너무 멀리 와고사목 직전 같은 사람아제3의 지주에 의지하고서뒤뚱거리며 한 테이블에 앉아마주 하니 당첨한 거액의 복권 한 장확인하듯 즐겁다각기 내뱉는 어휘들신변에 대한 상투어가 낙엽처럼 쌓인다오늘 이 행복한 날임을 알자내일도 또 내일도뒤뚱거릴지라도 그렇게 걸어가면 좋겠다.

자작글-024 2024.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