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3 417

솔매기 2 식당

솔매기2 식당/호당/ 2023.12.31 모르는 길은 내비게이션이 안내한다 걱정 말고 맛 찾아 50여km는 개의치 않는 신세대에 동승한다 옛날 한두 번은 거친 곳 강산이 대여섯 번 요동쳤으니 흔적 없어 화려한 성형수술 같다 이정표 언뜻 그냥 와촌에서 갓바위 가는 길 어느 지점이다 솔매기2 식당은 디지털 방식으로 운영한다 식단 주문 클릭 음식 운반 로버트가 척척 음식 맛 보릿고개 세대에는 비빔밥에 고추장 발라 와작와작 씹는 맛이 제격인 세대 차이 여정의 풍경도 식단의 맛도 한자 세대는 완전히 신풍경 새로운 맛에 아! 호사한 시간이여

자작글-023 2024.01.01

내 시의 설 자리는

내 시의 설 자리는 어디인가 /호당/ 2023.12.31 내 詩는 한 수 한 수 쌓이고 쌓였으나 번듯하게 내밀어 설 자리는 어디인가 내가 풀어놓은 어설픈 시 내가 뿜어낸 프레온가스 내가 방사한 오줌똥 내 시는 중단할 수 없다 비 내린 질땅을 어슬렁거리는 지렁이 햇볕 쨍쨍 표피가 말라 가더라도 오존층이 뚫리더라도 갈 때까지 구멍 찾아야지 거기가 내 시의 설 자리라 믿어도 될지 설 자리 찾아 메마른 시 한 편 쓰고 짓고 갈 때까지 간다

자작글-023 2023.12.31

사우나 탕속으로 -2 용궁

사우나 탕속으로-2 용궁-호당/ 2023.12.29 용궁으로 들어가는 자세는 거북걸음으로 엉금엉금 용왕의 딸을 만날 욕심으로 여러 별궁에는 붉은빛이 찬란하다 거기 사계절이 존재한단다 용궁 나라 용병들 어찌 용궁에 왔소? 용왕님 딸을 만나러 왔소 그러면 예비 심사를 받으시오 홀라당 알몸으로 벗기더니 온몸을 맛사지 하듯 훑어 내린다 껄끄러운데 몇 고지예요 90고지 높은 고지인데 깔딱 힘으로 올라왔군요 그 힘으로는 어림없어요 그냥 여기서 맘껏 노닥거리다 가세요

자작글-023 2023.12.31

사우나탕 속으로 -알몸-

사우나 탕속으로 -알몸-호당/ 2023.12.29 벌거벗은 알몸 탕속을 잠기는 것은 전통 해수욕장의 알몸은 비키니 bikini다 현대적 방식인 걸 나이와 나이가 알몸으로 섞이면 분명한 것 팽창과 찌그러짐 고무풍선과 펑크 난 자전거 타이어 같다 팽창한 알몸에서 싱그러운 풋내에 피톤치드가 풍긴다 눈부신 팽창한 알몸에서 희망의 꽃향기가 난다 찌그러진 알몸에 삶의 내력이 골 파인이랑 따라 삐뚤삐뚤하게 쓰여있다

자작글-023 2023.12.30

받으면 갚는다

받으면 갚는다 /호당/ 2023.12.30 정신이 살아 있는 한 좋은 받음은 때워야 한다 얕잡아 모진 말 한마디 딱 마음 접는 일이 내 일이다 세이커족속들 물맴이처럼 뱅뱅 돌다 이건 아니다 싶으면 딱 멈춘다 불나방처럼 달려들다 앗 뜨거워 획 돌아선다 갈 데까지 간다면 어리석음이지 고드랫돌은 알뜰히 넘기면 촘촘한 왕골자리 하나 빈틈은 메워라 배구공은 넘기면 받아넘기고 생생한 머리 파랗다면 받으면 갚는 마음으로 넘겨주라

자작글-023 2023.12.30

내용-알갱이-

내용-알갱이- /호당/2023.12.29 모음 자음을 알아 문장을 떠듬떠듬 읽는다 무슨 말인지 몰라 내용은 흘려버리고 빈 껍질만 움켜쥐고 멀뚱거린다 내가 그들과 어울려 밤송이 까는 시범을 보이나 밤송이 앞에 놓고 어찌할 바를 몰라 한다 내용이란 알맹이 시 한 수 읽고 알맹이는 흘러내리고 껍데기만 안고 있으니 나나 그들이나 다를 바 없다 황룡사는 없고 주춧돌만 있다 빈집은 껍질이지 문 열어보면 가재도구는 없다 내용은 문장이란 껍질에 쌓여있는 알갱이다

자작글-023 2023.12.29

겨울

겨울/호당/ 2023.12.28 바람은 사계절을 알고 있다 계절 따라 바람의 맘 달라 나는 별수 없어 그의 비위를 맞추어 준다 이맘때쯤 귀불이 빨개져 덜덜 떠는 몸짓 이건 바람의 속마음이다 홀라당 벗어 부끄럼도 없이 드러낸 느릅나무 윙윙 소리는 바람의 마음을 드러낸 것이다 처마 끝 고드름 핑경 소리에 툭툭 떨어져 동강 난다 이건 내가 쓴 문장 같다 긴긴밤 덮게 덮게 이불 쓰고 하얀 낯빛 당신은 받을 준비로 대기하고 있다 이 밤 생각 한 꾸러미 흘려내지 못한 머리통 공허 속 냉기만 있는지 입김이 시리다

자작글-023 2023.12.28

우울한 시간

우울한 시간/호당/ 2023.12.27 만남이 어찌 매번 밝은 빛깔일 수 있나 그의 뒤를 따르자니 보폭이 좁아 멀어진다 도착점 팀파니 2호점 언제나 바글바글 맛이 끓고 보청기는 모조리 끌어모아 맛은 소음으로 가득 대화는 해석이 안 돼 난청보다 더한 난해한 문장이 농아가 된다 식탁은 비워내자 빈 그릇에 우울한 그늘로 채워져 겨우 커피 한 잔으로 비워냈지만 마음 주고받고 즐기자는 시간이 회오리바람에 미친개 날뛰듯 눈이 내린다

자작글-023 2023.12.28

내일은 열린다

내일은 열린다/호당/ 2023.12.27 보릿고개에서 고속도로 트이자 선진국 대열이다 수수께끼 같은 앞길은 내 입을 즐겁게 하는 한 내 길은 트인다 호미 끝에 내 발등 찍히고 지게가 내 어깨 짓누르기도 냉 冷 구들 방 냉수 한 사발 꽁꽁 얼기도 하였으나 냇물처럼 흘러갔다 화사한 봄날 오늘은 어제를 잊고 내일은 오늘을 예상하지 않을지라도 더 화려한 봄날을 맞는다 입맛 살아있는데 한 발 나아가면 닫힌 대문은 자동문처럼 열어 미증유 未曾有의 봄은 찬란한 길이 펼친다

자작글-023 2023.12.27

동태-2

동태 凍太-2/호당/ 2023.12.24 동태 한 마리 사 들고 집에 와서 후회한다 나만 먹자고 달랑 한 마리 요양 복지사는 최선을 다해 봉사하잖아 심장이 두꺼우면 요리를 부탁하겠지 내일은 일요일 노점상이 나올까 독수리처럼 휘돌아 보고 마지막 홈플러스에 종점 찍고 여의찮으면 요리는 보류하기로 작정했다 추위는 꺾일 줄 모른다 노점상인들 내일 월요일 크리스마스 대목인 듯 노점에서 떨고 있다 눈이 번쩍 동태는 얼음 수염 품고 고드랫돌처럼 됐다 냉큼 움켜잡고 대목장 날 많이 파세요 떳떳이 내밀고 부탁해도 내 맘 편하겠다 냉동실에 동태는 잠들고 나는 온돌방에서 쭉 뻗고 잠들어도 되겠다

자작글-023 2023.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