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호당/ 2023.12.28
바람은 사계절을 알고 있다
계절 따라 바람의 맘 달라
나는 별수 없어 그의 비위를
맞추어 준다
이맘때쯤 귀불이 빨개져
덜덜 떠는 몸짓
이건 바람의 속마음이다
홀라당 벗어 부끄럼도 없이
드러낸 느릅나무
윙윙 소리는 바람의 마음을
드러낸 것이다
처마 끝 고드름
핑경 소리에 툭툭
떨어져 동강 난다
이건 내가 쓴 문장 같다
긴긴밤 덮게 덮게 이불 쓰고
하얀 낯빛
당신은 받을 준비로
대기하고 있다
이 밤 생각 한 꾸러미
흘려내지 못한 머리통
공허 속 냉기만 있는지
입김이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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