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알갱이- /호당/2023.12.29
모음 자음을 알아 문장을
떠듬떠듬 읽는다
무슨 말인지 몰라 내용은
흘려버리고
빈 껍질만 움켜쥐고
멀뚱거린다
내가 그들과 어울려
밤송이 까는 시범을 보이나
밤송이 앞에 놓고
어찌할 바를 몰라 한다
내용이란 알맹이
시 한 수 읽고 알맹이는
흘러내리고
껍데기만 안고 있으니
나나 그들이나 다를 바 없다
황룡사는 없고 주춧돌만 있다
빈집은 껍질이지
문 열어보면 가재도구는 없다
내용은 문장이란 껍질에
쌓여있는 알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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