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2 432

너무 쉽게 찍은 마침표

너무 쉽게 찍은 마침표/인보/ 2022.12.16 앞뒤 살펴 찍을 마침표를 너무 쉽게 찍고 아차 ! 자기 살을 꼬집는다 10시에 약속한 시각 8시에 출발하면 닿을 2시간의 여유 철철 넘친다 서두름 조급성 쉽게 점찍는 상반된 앞뒤 검진받는 병원에서 젊은 청년 보청기 직원 자식처럼 처신에 감동하고 귀가할 3호선 대합실에서 전화 한 통 벨톤사장의 말에 선뜻 점찍고 뒤돌아서서 제 살 꼬집는다 어쩌면 정부 보조금에 엉큼한 생각 너무 쉽게 넘어간 마음이다

자작글-022 2022.12.17

보청기

보청기/인보/ 2022.12.13 보청기가 바싹 다가와 귀를 꼬드긴다 귀는 점점 멀어져가고 삶과 동반 종점까지 가야 하나 그건 너무 황폐한 사막이 된다 검색 결과 00보청기점지요 거기 위치는요 3호선 종점 2번 출구 경대병원역 종점이 군요 어디 사시지요 북구 00동입니다 낯익은 명패들 이 추운데 뭣 하러 왔어 00보청기 어디야 일제히 눈감고 돌아앉는다 여보세요 여기 경대병원역 종점인데요 용지역을 종점이라 했는데 모노레일 전동차 앞뒤 있나 수미상관 같은 구문을 듣기 생각 시차로 뒤죽박죽되었다

자작글-022 2022.12.14

마지막

마지막/인보/ 2022.12.13 애착 깊이 박힌 버들강아지에 마지막이란 말 뱉지 않는다 왁자한 인간 속에 입술 박고 한마디 보탠다는 자부심 때문에 산정 계곡을 오르락내리락 10여 년을 한결같았지 산정에서 표창장이 마음 흔든다 좋은 분위기일 때 그만 오르는 것이 좋겠다는 홀씨들 마지막이란 단호한 어휘 밖에 들어내지 않은 얼음장 같은 가슴에 금이 쫙쫙 시간이 지나면 봄눈 녹겠지

자작글-022 2022.12.13

감귤

감귤 /인보/ 2022.12.12 겨울철이면 감귤이 출현하자 그만 홀리게 한다 한 박스 통째로 온 집안을 새콤달콤한 향기로 채울 여력이 없어 얼마나 괴로운가 난전에서 한 무더기 하루 품 팔아 한 됫박 팔아 오듯 겨우 풀칠해 연명만 하면 정말 다행하지 않는가 그래도 어딘가 집안에 감귤 향 풍긴다는 것 겨우내 이어지도록 바라는 것이 헛배 부르는 것보다 낫지 감귤이 창가에서 화사한 몸짓 무척 괴롭지 않겠나 달콤한 키스 맛 혓바닥 찔러 침샘이 바싹바싹 마른다

자작글-022 2022.12.12

매운탕 속으로

매운탕 속으로/인보/ 2022.12.10 시뻘건 국물 매운탕 맵고 시원한 향기 진한 특유한 맛이 뽀글뽀글 끓는다 여섯 입술에 매운탕을 떠 담으며 거기 진한 마음도 담아낸다 우려낸 향은 마음이다 입술이 벌겋도록 토해낸 구문들 미리 보따리 보따리 챙겨 온 것은 못다 한 마음이다 차에 실어준다 겨울이 정에 녹아 훈훈하다 함께한 매운탕 속으로 숟가락 달각거린 그 맛 그 정 그 얼굴들

자작글-022 2022.12.11

2022대구자원봉사자 표창장수여식장

2022 대구자원봉사자 표창장 수여식장/인보/ 2022.12.7 정장 차림 메시지를 착실히 지킨 수상자들 정한 자석에서 두리번거림 민머리 중에 헌팅캡 하나 예행연습 두 번 하고 보니 민머리가 정석인 듯 민둥민둥 빡빡 까만 솔밭 늙은 정장이 헐렁 가득 메운 식장 인파 뒤죽박죽 정장 물결이 정장 섬으로 밀려온다 정장 복식에 모자는 있는지 이색풍경 하나 뭔가 달라야 남들이 알아차리지 아! 그 사람 잎 지고 바싹한 미루나무에 걸친 헌팅캡

자작글-022 2022.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