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인보/ 2022.12.12
겨울철이면 감귤이 출현하자
그만 홀리게 한다
한 박스 통째로
온 집안을 새콤달콤한
향기로 채울
여력이 없어 얼마나 괴로운가
난전에서 한 무더기
하루 품 팔아 한 됫박 팔아 오듯
겨우 풀칠해 연명만 하면
정말 다행하지 않는가
그래도 어딘가
집안에 감귤 향 풍긴다는 것
겨우내 이어지도록 바라는 것이
헛배 부르는 것보다 낫지
감귤이 창가에서 화사한 몸짓
무척 괴롭지 않겠나
달콤한 키스 맛
혓바닥 찔러
침샘이 바싹바싹 마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