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돋이 해돋이/호당/2025.7.14밤새껏 출렁거리던 침대지금은 오르가슴 느낄정도로 꿀잠이다동쪽의 서기에 어둠은 물러난다핏발이 가득한 눈살이 하늘 치켜 뻗는다마음 가득한 소지 한 장태워 하늘에 고한다불쑥 붉은 옥동자고고의 성 대신찬란한 금 빛깔이 눈부시다세상을 밝힌다닻을 거두고 시동을 건다. 자작글-025 11:16:13
가는잎그늘사초 莎草 가는잎그늘사초 莎草/호당/2025.7.14공원에 사초 떼거리 들머리카락 바람맞아 하늘거릴 때가 매력내가 그 매력에 빠져아직 숫기가 사초처럼 살아있다우연히 어느 아파트 뒷길을 걷다 길게 늘어뜨린 머리카락 나풀거리는 아가씨가 날 좀 보라 윙크한다단번에 혹해 머리채 잡아끌고 왔다화분에 곱게 앉혀 주었더니살랑살랑 매력을 쏟아낸다가는잎그늘사초에 마음 뺏기고도 즐겁다. 자작글-025 11:00:48
호박죽 호박죽/호당/ 2025.7.13호박죽 한 팩을 열자추억이 소복 담겨 있잖아늙은 호박이 영근 씨앗 잉태했으니호박죽 쓰기 딱 알맞다가마솥에 호박 조각이 설익어 엉키려 하지 않는다망나니처럼찹쌀가루 몇 줌 넣고 달인다어머니의 손맛 사랑이 흐르는 나무 주걱으로 휘휘 젓는다그제야 엉켜 호박죽이 완성한다대여섯 식구만큼 담아내자 저녁노을이 언제 스며들었는지달짝지근한 맛을 더한 호박죽숟가락 밥그릇 딸딸 끌는 소리배고픈 한 세월이 등 넘어간다. 자작글-025 2025.07.14
맏이 맏이 /호당/ 2025.7.12달포 지나면 보고 싶다는말이 허공을 맴돈다제 새끼 잊어버리는 것은 짐승이나 목초일 걸자고 일어나면 세 개의 옥구슬을 그린다맏이가 온다는 전화가슴 설렌다보따리, 보따리 바리바리 효성이 꽉꽉 챙긴 것내 얼굴에 화색이 가득 벙긋벙긋이건 사랑인가 욕심인가확 뚫린 배수구다. 자작글-025 2025.07.13
707시내버스 707번 시내버스/호당/ 2025.7.11네 노선은 너만의 기교다기교를 읽고 반쯤 알아차리다가 남은 것은 어리바리한 짓내 나이 탓으로 돌린다배차 간격이 넓어 지루함에 지쳐간다가뭄에 콩 나 듯한 너를 기다린다만남은 반가움이 앞선다안락의자에 앉는다네 기교는 훤한 코스시야의 풍경에 호사한다돌아올 때 네 시트가 좋아 건너편 목에서 기다릴 게내 짐작은 빗나가 실컷 발바닥을 다그친다너의 기교 ‘노선’은 변함없이 굴러갔다707번은 오지 않는다실컷 걷고 어리바리한 짓은 내 탓으로 얼버무린다. 자작글-025 2025.07.12
팔거천-2 팔거천-2/호당/ 2025.7.10팔거천이 맑아 훤히 내려다뵈는 냇바닥 햇볕에 일렁이는물그림자가 아름답다봐라!미워할 수 없는 해맑은 아기의 웃음 같다흐르는 냇물에 일렁이는 긴 물이끼 같은 어린 여학생의 머리카락이 앙증맞다새하얀 종아리는 갓 태어난 종종걸음 질하는 병아리잖아맑은 물살에 때 묻지 않은 어린이들이 재잘대며 흐른다. 자작글-025 2025.07.11
눈썰미 눈썰미/호당/ 2025.7.9마지막 모퉁이를 돌 나이무임승차엔 훤해‘감사합니다’란말이 자동 재생한다대구 반월당 지하광장은 출구도 많고 넓어 이 골목이 그 골목 같아어리버리해진다눈을 비비고 딱 부릅떠지자 생각이 난다11번 출구아는 것이 행하는 뒷순위라 헤맨다눈썰미 없는 나눈동자를 나무란다. 자작글-025 2025.07.10
폭염 주의보 발령-6 폭염 주의보 발령-6/호당/ 2025.7.9전국이 펄펄 끓는다마지막 골목에 들어선 나이넷이 모이면 즐거움 속에 한 줌 모자라 아쉬움이 남는다귀청에 사임당을 불어 넣는 짓 또 나온다금 닭이 꼬꼬댁 운다듣자마자 뱃속 밥알이 달아올라 울컥한다폭염주의보 발령은 금 닭엔 효험 없다. 자작글-025 2025.07.10
여로 여로/호당/ 2025.7.9꿈이 뭔지 모르고 자란 아침 무렵은 모진 바람 찬 서리에 발발 떤다정오가 가까워져 오자 이팝나무 한 그루가 푸름을 떨친다꽃도 피우고 새들 보금자리에서 알을 품는다오후 두세 시 무렵은 무성하게 자라 두 팔 벌려 고지를 나른 듯 가슴 펼친다해는 서산에서 마지막을 비출 노을빈 둥지 안은 채 붉게 탄다창문 열어 해 맞으면 오늘이 내 날이다 즐겨 맞는다. 자작글-025 2025.07.09
상사화 상사화/호당/ 2025.7.6사랑한다이 말 뱉어내지 못하는 용기 없는 숫기애가 탄 가마솥이몰래 끓는다상사병 될라선수 쳐 꺾어 버릴라쪽지 한 컷 슬쩍화들짝 놀란 사랑난 아직 꽃피지 않았어요풀각시만 쓰다듬다꿈 깬다. 자작글-025 2025.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