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의 풍경
호 당 2011.1.10
칼날 같은 바람이
귓불을 찌르듯 불어
아파트 창문을
흔들어대지만
안은 평온한 남방의
휴양지 같다
가까이 있는 학교는
차디찬 적막에 떨고
운동장은 백색의
공포에 싸였다
아파트 소방도로를
흰 입김 뱉으며 승용차가
조심조심 미끄러진다
어린이들이
연을 날리며 즐긴다
한파를 헤치고
재잘대는 어린이
가끔 잔설을 뭉쳐 던진다
너희는 추위를 잊은 것이다
전깃줄이 팽팽히 맞서면서
윙윙거리고
나뭇가지가
제 몸 가누지 못한다
맹추위에 감기로
쿨럭거리지만
창밖은 웅크리고
얼어붙은 풍경 속에
어린이만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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