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어나고 싶다
호 당 2011.1.14
옷소매에 매달리는
그녀를 뿌리치고
문을 박차고 뛰쳐나왔다
그토록 달콤한 홍등 아래서
주향 날리는
너의 유혹에 빠져들었다
이제부터는 잊어야 한다
마지막이다
빈 캔맥주 통을 밟아
찌그려 버리겠다고
그렇게 다짐했건만
새 캔맥주 뚜껑을 따고
향기 퍼뜨리는가
그간
너는 칡넝쿨처럼 칭칭 감아
너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싹둑 밑동을 잘라
고사시켜버려야만 하겠다
흐르는 강물은 자꾸 흘러가지만
너의 채취는 흘러가지 않는다
병 속에 너의 채취 가두고
병뚜껑 꼭 닫아 강물에 띄웠다
주머니를 뒤져 담뱃갑을 버리고
고해성사하러 발길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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