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벗어나고 싶다

인보 2011. 1. 15. 08:35

      벗어나고 싶다 호 당 2011.1.14 옷소매에 매달리는 그녀를 뿌리치고 문을 박차고 뛰쳐나왔다 그토록 달콤한 홍등 아래서 주향 날리는 너의 유혹에 빠져들었다 이제부터는 잊어야 한다 마지막이다 빈 캔맥주 통을 밟아 찌그려 버리겠다고 그렇게 다짐했건만 새 캔맥주 뚜껑을 따고 향기 퍼뜨리는가 그간 너는 칡넝쿨처럼 칭칭 감아 너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싹둑 밑동을 잘라 고사시켜버려야만 하겠다 흐르는 강물은 자꾸 흘러가지만 너의 채취는 흘러가지 않는다 병 속에 너의 채취 가두고 병뚜껑 꼭 닫아 강물에 띄웠다 주머니를 뒤져 담뱃갑을 버리고 고해성사하러 발길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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