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꽃 벌들이 모이는 곳
호 당 2014.5.13
세월을 잘 이겨낸 호박꽃 벌들
혹시나 눈치 보기 싫어 여기
오지는 않겠지요
여기 우리의 요람인 걸 포근해
향기 없어도 호박꽃 벌이 있거든
바로 옆에 공원은 기를 도와주는
푸른 피톤치드의 풀장이래
푸른 물결이 출렁거리며 손짓해요
비게 덩이는 헤엄도 버거워 씩씩거리고
호박꽃은 꼬부랑거리면서도 생을 꼭
붙들고 물장구만 치고 있고요
나는 세월에 폭 절인 퇴역인간
홀소리 닿소리를 매달고 있으면
모여들어 맛있게 따고 있거든
보이소
명심보감 강의하는데 귀를 빌려서라도
들어보라고
장수시대라 그저 밥 먹고 똥 싸는 일로
세월을 품으려 하지 말고
여러 가지 양식을 품은 이슬이 내리면
피하지 말고 맞아보래요
값싼 연료에만 눈독 들이지 말고
가끔 이슬이나 소나기도 맞고
머리 채워가며 장수하면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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