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푸른 숲

인보 2014. 5. 14. 19:41



 
푸른 숲   호 당  2014.5.14
해맑은 햇살이 비춰주는 싱그러운 날에
푸른 숲 속에 자리 잡았다 
숲 그늘이 시원하지 않아 
싱싱한 이파리에서 뿜는 향수에 싸여
식은땀이 흐른다
내 시선은 직선만 허락했다
내가 뭣을 움켜쥐러 왔지
유명 시인은 뭔가 색다른 열매를 
달고 있을 거야
탐나서 푸른 숲 속에서 짙은 풋 향을 맡는다
내가 뒷골목 후미진 담벼락에 그린 그림이 
퇴색한 것처럼 된 것을 안다
내 욕망 하나로 무릅쓰고 푸른 이파리와 
맑은 호수에 헤엄치고 싶었었다
내 시가 완숙하여 선택받아 우뚝 설 날이
다가올 것을 저버리지 말자  
‘희망을 부정하지 말라,
지금 이루어지는 중이다.’ 
이 한 구절이 귀를 후려친다
큰 열매를 움켜잡았다 
숲을 피하지 말고 나를 단속해야지.

'자작글-014'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허리를 굽히다  (0) 2014.05.16
첫 경험  (0) 2014.05.16
우리 동네 대중 목욕탕  (0) 2014.05.14
호박꽃 벌들이 모이는 곳  (0) 2014.05.13
아카시아 꽃  (0) 2014.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