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허리를 굽히다

인보 2014. 5. 16. 17:55

 

허리를 굽히다 호 당 2014.5.16 직립은 꼿꼿한 것 인간은 직립 源流人으로부터 흘러온 것이라는데 노화의 바람을 오래 쐬지 않으면 굽힐 일 없겠다 대장간은 곧은 것 굽은 것 마음대로 빳빳하게 펼쳐 놓는다 거기 곧은 세상과 굽은 세상이 함께 존재한다 곧은 나무는 헛바람 쐬고 좌든 우든 물관으로 악의 수액을 밀어 올리면 아무리 곧은 나무도 굽혀야 한다 인간도 몹쓸 바람에 절이면 못되게 굽고 빳빳한 인간도 허리 굽힐 때 있다 꼿꼿하기로 유명한 그가 돌부리를 차지 않는 한 굽힐 일 없다던 그도 죽기보다 더 싫은 허리를 굽혔으니 죄 구멍에 복이 들었다 아들이 허튼 입 몇 조각 공중에 풀풀 날렸으니 입방아에 폭삭 서리 맞았다 같이 서리 맞을 판에 다급하게 도마뱀 꼬리 잘라 놓았지만 워낙 빠르게 다시 살아나는데, 참 허물의 대가는 허리 굽혀 지불해도 상쇄될지 몰라 어쨌든 허리는 굽힐 때 굽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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