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 당 2014.5.17
아직 내 집에 갇혀있으면서 정량으로
배급받는다
구석으로 쌓이고
나는 석녀다
나로부터 자궁을 거쳐낸 수많은 생을
한 번도 껴안아 본 적 없어도 연민만은 없겠나
갖은 대접받는다
태양의 열기에 맞선 선풍기와 스프링클러로
막아주었다
꽃 같은 시절은 울음소리를 꼬박꼬박 쏟아냈지
그때 사랑도 듬뿍 받고 맘껏 요염을 뿌렸었지
듬성듬성 빠진 깃털에서 저승사자의 구린내가 난다
화려한 시절은 지났다
수지타산에 목멘 그가 나를 그냥 두랴
석녀도 젊은 석녀 야지
내 앞엔 요람도 없고 수혈을 해서라도 링거를
달아서라도 생을 연명하고 싶지만, 시한 명인걸
치매는 아니지만, 사자가 손짓하면 호령할 거야
나는 폐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