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폐게

인보 2014. 5. 18.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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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내 집에 갇혀있으면서 정량으로 
          배급받는다 
          구석으로 쌓이고 
          나는 석녀다
          나로부터 자궁을 거쳐낸 수많은 생을 
          한 번도 껴안아 본 적 없어도 연민만은 없겠나
          갖은 대접받는다
          태양의 열기에 맞선 선풍기와 스프링클러로
          막아주었다
          꽃 같은 시절은 울음소리를 꼬박꼬박 쏟아냈지
          그때 사랑도 듬뿍 받고 맘껏 요염을 뿌렸었지
          듬성듬성 빠진 깃털에서 저승사자의 구린내가 난다
          화려한 시절은 지났다
          수지타산에 목멘 그가 나를 그냥 두랴
          석녀도 젊은 석녀 야지
          내 앞엔 요람도 없고 수혈을 해서라도 링거를 
          달아서라도 생을 연명하고 싶지만, 시한 명인걸
          치매는 아니지만, 사자가 손짓하면 호령할 거야
          나는 폐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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