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하는 마음 호 당 2014.5.17
이 시간이 알맞다. 그림자가 물속 깊이 꽂혔다 저수지는 조용하다 한 번도 펴 보지 않은 책갈피를 내가 처음 연다
첨벙, 멀리까지 보낸 낚싯줄 찌가 뜬다 지금부터 인내와의 싸움이다 영의 시간으로 비워내고 수평의 잔물결을 타고 내 욕망을 띄운다 지난 시간이 모두 캄캄하게 먹칠해 놓았다 오늘 이 시간을 모두 벗겨내고 욕망의 문고리를 잡을 거야
점점 짙어가는 어둠 그간 수없이 던졌지만, 문고리는 잡히지 않았다 간혹 피라미를 낚았지만 방면하여 선심을 쓰는척했다 지금 그것이라도 잡을 걸 지난 것을 생각 말자 오늘 밤을 꼬박 새워서라도 월척 할 거야 저수지 주변에 등불이 켜진다 찌는 뚜렷하다 까닥까닥한 부표가 불안스럽다 다시 까닥까닥 한다, 불안은 길조의 신호야 더 세게 기별 오기를 기다리자
근엄한 안경테는 내 폐부를 꿰뚫고 오장육부를 해부했었지 그리고는 캄캄한 무소식이었지 오늘은 기어코 안경테의 코를 넘을 거야 여명이 온다. 나도 지쳤다 심하게 요동치는 찌 이때다. 문고리를 화들짝 움켜쥐고 열었으나 빈 의자만 놓여있다 내가 그리던 월척은 물거품 내일을 기다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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