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숲에 들면/호당/ 2021.10,11
숲에 들면 성현의 경전이 베인
경구가 흘러나온 듯
마음 맑아진다
갖가지 나무들
높은 것 낮은 것 큰 것 작은 것
배려하며 숲을 이루었다
피톤치드가 가득한 산소 카페다
그간 내어줄 것 아낌없이 주었다
가을 맞아 아름답게 숲을 꾸민 다음
울긋불긋한 마음의 여분을
대지로 돌려준다
가을 숲은 한창 기도 중이다
곱게 차린 이들
다가올 겨울을 무사히 넘기라고
그간 사랑해 주셔 고맙다고
가을 숲에 들면
내 가슴에 미친 것 하나
나는 무엇을 돌려주었나